수술복이 초록색인 이유, 사고가 많이 나는 자동차 색상

컬러의 효능(Color Effect)과 사례

 

 

 

1. 수술실과 수술복이 초록색인 이유

 

  미국 뉴욕의 한 의사가 도료 제작사로 유명한 듀폰 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외과 수술을 할 때 주위의 흰색 벽이나 천장의 청색 그림자가 어른거려서 매우 언짢은 기분이 든다며 문의를 했습니다. 수술을 할 때에는 보통 빨간 피를 보게 되는데 한참을 보다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 보색인 초록색이 자꾸 보이는 것입니다. 듀폰 사의 도료 전문가는 곧 병원에 가서 벽이나 천장을 옅은 청색으로 칠하고 의사가 입는 수술용 가운도 같은 색으로 바꾸게 했습니다. 그러자 의사는 눈에 큰 피로를 느끼지 않으면서 장시간의 수술도 무사히 마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모든 병원의 수술실과 수술복에는 청색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2. 사고가 많이 나는 자동차 색상

 

  자동차를 살 때에는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안전성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자동차의 색을 교통사고 발생률과 큰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사고가 날 확률이 가장 높은 색은 청색 계열로 이것은 청색이 후퇴색이기 때문입니다. 청색, 청록색, 청자색 등이 차가운 색 계열은 실제보다 안으로 쑥 들어가 보이며 반대로 빨강과 주황 등 따뜻한 색은 앞으로 튀어나와 보입니다. 우리 눈에는 빨간색 자동차가 파란색 자동차보다 7m나 더 가깝게 보인다고 합니다. 이처럼 파란색 자동차는 실제보다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빨간색 자동차보다 사고율이 높다고 합니다.

  파란색 다음으로 사고가 나기 쉬운 차는 녹색이며 그 다음이 회색입니다. 흰색과 크림색 등이 그 뒤를 잇는데 이러한 색은 밝지만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는 회색 빛으로 보이기 쉬워 분간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장 안전한 색은 노란색이고 빨간색과 검정색 역시 사고 발생률이 적다고 합니다. 외국의 경우 검정색은 다른 색보다 적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검은색 차량이 많아서 외국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3. 색채와 향수병

 

   우리를 둘러싼 색채는 크게 자연색과 인공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연색은 인간이 자연에서 느끼는 색채를 말하며 사람의 성장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은 인공적인 색채에서 화려하고 강한 자극을 느끼는 것과 달리 자연 색채에는 있는 듯 없는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것은 자연 색채의 대부분이 낮은 채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미하게 느껴지는 자연 색채를 벗어났을 때 인간은 향수병에 걸립니다. 특히 농촌이나 산촌, 어촌 등이 고향인 사람들은 고향을 무척 그리워하는데, 이것은 바로 자연 색채 때문입니다. 자연 색채는 항상 곁에 있으면서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실제 무의식 속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멀어지면 그리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고향이란 성장하면서 머릿 속에 형성된 색채 이미지가 인간에 대한 그리움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영상인 셈입니다.

 

 

4. 식욕과 색채

 

  미국의 S.G.히빈스라는 조명 기사가 최고의 음식과 음료, 우아한 음악을 준비해 화려한 만찬을 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만찬회장의 조명을 녹색과 빨간색의 필터 램프로 바꾸자 스테이크는 회색으로, 샐러드는 자주색으로, 우유는 붉은 피의 색으로 변했으며, 달걀은 청색, 푸른 콩은 새까만 색, 커피는 황토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초대받은 손님들은 처음에는 흥미로워했으나 이내 식욕을 잃어 음식을 억지로 먹게 되었고 체하거나 기분이 상했다고 합니다.

  복숭아색, 빨간색, 주황색, 갈색, 담황색, 진노랑색, 맑은 초록색 등은 식욕을 돋우는 색이며 분홍색, 엷은 파랑색 엷은 자주색 등은 식욕을 자극하지 못하고 오히려 떨어뜨리는 색입니다. 그러나 파란색은 식욕을 억제하는 색이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색으로 된 음식을 더 맛있어 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음식의 배경 색으로는 아주 좋은 색이므로 파란색의 식탁이나 식탁보 위에 인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게 느껴집니다. 잘 되는 식당의 비결은 맛있는 음식과 음식의 색을 돋보이게 하는 색채 데코레이션과 조명의 힘에 있습니다. 형광등은 푸른빛을 띠므로 음식의 색감을 떨어뜨립니다. 각 가정의 식탁 조명이 노란색 빛인 백열등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5.  그밖의 컬러의 효능 사례

 

  캘리포니아 교도소에서는 거칠고 통제하기 어려운 수감자를 통제하기 위해 수감자가 규율을 어기거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또는 징계까 필요할 때 30분 이상 ‘분홍색으로 칠해진 감방’에 수감하였습니다. 그 결과 수감자의 적대감과 공격적인 행동, 폭력 성향 등이 약화되었다고 합니다.

 

유치원에서는 빨간색 방과 파란색 방을 만들어 각각 유치원색 20명을 머물게 하였는데 빨간색 방 어린이들은 육체 놀이에 집중하는 반면, 파란색 방 어린이들은 책을 읽는 등 정적인 활동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어느 회사에서 실온 21도에서 추위를 호소하던 직원들 때문에 24도로 온도를 올렸다가, 엷은 파랑색이었던 벽을 주황색으로 바꾸자 반대로 덥다고 하여 다시 온도를 21도로 낮추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 참고문헌 : 컬러나 내 몸을 바꾼다 (김선현 저)